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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없어요

by 키미~ 2014. 5. 16.

 

토끼가 없어요



스승을 뵙고 돌아오던 치악재 간이매점 위

커다란 황금빛 달이 떠올라 뒤뚱거리더니

면사무소 앞 들판에 풍덩 빠졌다



오월의 물 댄 빈 논

방금 개구리가 된 올챙이들이

앞다리 뒷다리 꼬무작거리며 개골 울다가

달이 빠진 논 속에서 토끼를 건져내었다

개구리 백 마리 토끼를 들쳐 업고 힘차게 헤엄친다

기우뚱 기우뚱

토끼 귀가 잠겼다 올랐다

꿀꺽 꿀꺽

토끼가 먹었다 뱉었다


달은 몸을 부풀려 하늘로 날아가고

물 먹은 토끼 논둑에 서서

하염없이 바라보는 보름달 훤한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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