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온 후 삼 년이 지나고 핀 장미들이다.
그 해 겨울 혹독한 추위에 장미가 죽고,
새로운 장미를 심어서 이제 제법 자랐다.
담장은 나무로 올해 개비를 했다.
녹 안 쓰는 철망이라 괜찮은데,
나무들이 자라다보니 지저분해 보인다.
지금은 나무들(자두, 살구, 가죽나무, 단풍나무 등)이 너무 많이 자라서
마당의 작은 꽃들이 자라지 않는다.
팔공산 자락에서 농장을 하시는 막내이모에게
오랜만에 전화를 했더니 세상에 독사에 물려서 열흘 째 병원에 누워 계신다네.
아니, 도시에서 무슨 뱀 했더니
농장에서 개가 하도 짖어서 나갔다가
목줄을 풀어주려고 앉았는데, 바로 발 밑에 독사가 있었던 모양이다.
발꿈치를 물려서 일단 이모부가 뱀을 잡고(뱀 종류를 알아야 한다.)
119를 급히 불러 병원에 가셨단다.
다리가 엄청나게 부어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9일째 부터 붓기가 빠지기 시작했다고.
어떤 환자는 3일만에 저 세상 가셨다네.
지금이 아직 봄이라 독이 덜 오를 때다.
만약 가을 뱀들이 굴로 들어가는 때는 엄청난 독을 가지고 있어 정말 위험하다고 한다.
우리 집에도 가끔 뱀이 보인다.
작년에도 돌담에 회색 뱀 한 마리가 고개를 내밀고 있어서 질겁했었다.
재작년인가는 자고 일어나 거실에 나왔더니
새끼 뱀 한 마리가 식탁 밑에서 나풀거리더라.
집게로 집어서 옆집 빈터로 보냈는데
잠결이라 좀 덜 끔찍했지, 또 새끼라서..
붕산을 집 둘레에다 뿌리면 뱀이 싫어한다니 뿌리고
집 밖에 나갈 때는 꼭 장화를 신고 나가라고 이모가 신신당부하시네.
어제 오이모종에 물 주면서 장화를 신었다.
무섭다기 보다
진저리나게 싫은 거다..뱀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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