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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서설 瑞雪

by 키미~ 2022. 2. 15.

새벽에 잠깐 쓸었는데, 다시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올 겨울엔 눈이 적어 지하수가 부족했다. 지금 수도로 교체해서 쓰고 있는데 수질이 뻑뻑하다.

비누가 어? 하는 사이에 다 씻긴다. 지하수는 매끄러워서 훨씬 좋다.

마을에 많은 집들을 새로 지으면서 점점 지하수가 말라가는 것 같다.

처음에 이사올 때만 해도 물 걱정은 하지 않았었다.

요즘 시골 마을은 빈집이 많다던데, 이 마을은 점점 집들이 늘어간다.

강원도 내 많은 마을들이 지금 살고 계신 노인들이 세상을 떠나고 나면 다 사라진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은 시골로 들어오지 않고, 각종 인프라가 충족되는 도시에서 삶을 살아간다.

사람들이 사라진 마을에는 퇴락한 빈집들만 남아 있겠지.

우리 마을에도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다.

2005년에 이사와서 벌써 2022년이다. 

그 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다. 

양가 부모님들이 다 돌아가셨고, 강아지 다섯 마리도 다 떠나고 남편과 나는 나이가 들었다.

40대에 시골로 들어와 60대가 되었구나.

 

우크라이나 상황을 보려고 다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새벽에 BBC방송을 봤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잘 살겠지. 

내던져진 군인들, 시민들, 아이들이 문제다.

첨단 과학 시대가 도래해서 인공지능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다고 떠들어대어도 아무 소용이 없구나.

전쟁을 하다니. 무식하고, 졸렬하고, 파렴치하다.

대체 무슨 생각으로 남의 나라를 침략할 생각을 하는지 진짜 모르겠다.

왜?

무슨 자격으로?

그냥 다들 행복하게 잘 지내면 안 되나?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다시금 빌어본다.

이 서설로 평화가 온 세상에 내리길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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