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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그리움

by 키미~ 2022. 2. 19.

 

 

때때로 학창시절 불렀던 세계의 아름다운 가곡들이 문득 떠오른다.

음악시간, 단발머리, 교복, 출석 부르시던 선생님, 토요일 학교 현관을 나서면 쏟아지던 햇빛.

먼지 풀썩 일어나는 운동장을 걸어서 버스 정류장에서 한참을 기다리고, 

때로는 수십 정거장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걷고, 걷고, 다리에 서서 강물도 바라보고, 언제나 노래를 불렀다.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를 부르며 가 본 적 없는 버지니아 흑인의 고향을 그리워하고

옛날의 금잔디를 그리워하고, 애니 로리를 그리워했다.

클레멘타인, 언덕 위의 집, 떠나가는 배, 산노을, 동무생각, 4월의 노래

아련하고 그리운 노래들.

세월은 흐르고, 이제 그 단발머리 기집애는 초로의 여인이 되어

그 시절 즐거이 부르던 노래들을 되새겨본다.

청마의 시 그리움도 잠깐 떠오르네.

 

오늘은 바람이 불고

나의 마음은 울고 있다.

일찍이 너와 거닐고 바라보던

그 하늘 아래 

거리언마는

아무리 찾으려도 없는 얼굴이여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너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디에 꽃같이 숨었느뇨.

 

청마는 마음 속의 여인에게 늘 편지를 쓰고, 그 여인은 청마 타계 후,

아름다운 청마의 글들을 도저히 묵힐 수 없어 편지를 묶어서 책으로 내었다.

그 책의 제목이 "사랑하였으므로 행복하였네라"이다.

청마의 문학적인 업적만 보자.

진종일 울고 있는 자신의 마음을 깃발에 기대어 그리운 사람을 그리고 있다.

옛날의 시들은 사실 외우기도 좋다.

입으로 외우면 그리움이 마음 속으로 들어와

나도 깃발처럼

펄펄

바람에 나부낀다.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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