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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

이름에 관한 생각

by 키미~ 2022. 3. 26.

세대를 구분 짓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신조어, 가요, 옷차림, 사고방식 등.

그러나 그 가운데 내 생각엔 이름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사람의 이름엔 그 사람의 모습이 있다.

또 성별이 있고, 연령도 있다. 

수강하는 학생 명단을 보면 세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 학기엔 옥으로 끝나는 이름, 저번 학기엔 순으로 끝나는 이름이 있었다.

두 분다 연세가 많으셨다. 

90년대 이후엔 이름이 희, 순, 자, 옥으로 끝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소위 mz 세대들은 이름이 아름답다.

희, 순, 자, 옥으로 끝나는 이름은 80명 수강생 중에 1명도 없다.

비대면 수업이라 이름으로 성별을 구분하기도 용이하지 않다.

이 이름은 남학생이다하고 불렀는데 여학생이 대답을 한다.

또한 여학생으로 당연하게 생각을 했는데, 남학생이다.

참 놀라운 일이 아닌가. 

내가 대학 다닐 때 우리 과에 남자 이름을 가진 미모가 출중한 친구가 있었는데,

그 이름 때문에 남자고등학교에 배정을 받았다는 것이다.

어떤 친구는 입대하라는 통지서가 왔다고도 했다.

그 친구들은 재판을 통해 자신의 성 정체성을 찾았다.

그 친구들의 이름은 오히려 시대를 앞섰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이름에 성별이 뚜렷했다.

이름에 성별이 모호하고, 전前 세대에서 내려온 글자를 사용하지 않는 세대들.

그 이름을 짓는 세대는 누구인가? 

자신들 이름 속의 글자들을 더 이상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어하지 않는 세대다.

자신의 이름보다 더 아름답고, 부르기 좋고, 놀림받지 않는 이름을 지어주는 세대들.

그 세대들이 이 세상을 잘 이끌어나가길 바란다.

누구를 위한 전쟁인지도 모를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어가는 젊은 청년들과

그 부질없는 놀이에 희생당한 많은 생명들을 위로하고

부디 자신들 이름보다 더 아름다운 이름을 지어 주었듯이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보다 더 좋은 삶을 물려주시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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