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아직 벚꽃이 하나도 안 피었다고 했더니
흐드러진 경산 남천 사진을 여동생이 보내왔다.
잘 가꾸어진 강변을 따라 산책을 매일 하는 여동생이다.
올해는 비가 자주 와서 꽃이 지금은 활짝 피었으나 곧 질 것 같다고 한다.
은퇴를 한 후엔 손주들 봐 주러 분당에 들락거리는데
그것도 피곤한 일이라 분당만 다녀오면 몸살에 감기를 한다.
몸무게가 확 빠져서 이제 조금 회복되었다네.
나이가 들면 몸무게가 한 번 빠지면 제대로 회복이 안 되어서 기가 쇠한다는데
내일이 생일이라고 맛난 것 사 드시라고 용돈을 좀 보내주었다.
친정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로는 동생들이 나를 그리 생각한다.
풍족하진 않으나 아직은 벌고 있기에 가끔 용돈을 부쳐준다.
그리그리 사는 거지 나 혼자 쓴다고 행복할까.
본디 물질에 별로 욕심이 없는지라 퍼 주는 일이 능숙하다.
그래도 나중을 생각하면 조금은 모아야겠지.
적금도 넣긴 하는데, 그걸로는 택도 없겠다.
오늘 병원 다녀오면서 벌써 봄이 완연하구나 감탄했다.
병원은 교수님은 지쳐 보이고, 전공의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하신다.
내가 입원했을 때도 전공의샘이 밤 12시에 수술을 끝내고 드레싱을 하러 왔었다.
박봉에 며칠을 잠을 못자고 고생하는 걸 알아서 이번 사태가 더욱 안타깝다.
조카도 전공의인데 지금은 아무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단다.
누가 나서지도 않고, 누굴 탓하지도 않는다.
이들은 조용하다.
작금의 MZ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들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다. 관망하고, 생각하다가 자기가 원하는 대로 행한다.
그들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실을 직시한다.
국가에 대한 생각? 부모에 대한 생각? 사회에 대한 의무감? 희생? 정치?
그런 건 자신들의 인생과 따로 구분한다. 그들에게 자신들의 인생은 너무나 소중하고 대단하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고, 우리들의 잣대로 그들을 끌어당길 수 없다.
논리적으로, 타당성 있게, 양심적으로, 공정하게, 합리적으로 타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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