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원주 시내와 4도 정도는 낮은 곳이라 이제서야 벚꽃이 활짝 피었다.
시내의 벚꽃은 다 지고, 라일락이 피었던데, 여긴 이제서야 시작이다.
마당에도 종지꽃이 만발했다.
남편이 오랫동안 자신의 아뜨리에를 갖고 싶다고 하더니 결국 포기했다.
그 용도가 사람들을 초대해서 즐기는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고 하니,
나는 당연히 반대였다.
왜 이 나이에 타인을 위해 공간을 제공하고, 접대를 하냐고.
그 경비는 어떻게 감당할거냐고 물었더니 그 사람들이 조금씩 갖고 오지 않겠냔다.
그럼 장사를 하겠냐고 했더니 그건 또 아니라고 하네.
한동안 뜬구름 잡는 소릴하고 꿈에 부풀어서 자꾸 이상한 소릴 하길래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강릉에 차리고 싶대서 지금 있는 아파트를 팔아서 그걸로 하라고 했더니 그건 또 아깝단다.
그러면 우리 노후도 장담을 못하는데 왜 다른 사람들 노후를 걱정하냐고 했더니
인생이 뭐 있냐고 그렇게 살아야지 한다.
그러다가 당신이 지금 하는 일이 언제까지 할 수 있겠냐고 물었더니 그 대답은 또 확신을 못한다.
당연하지, 나도 내년에 재임용이 될지 안될지도 모르는데 .
큰댁의 둘째도 결혼한다고 하는데, 그냥 있지 못하잖아, 조금이라도 내야지.
칠십이 다 되어가는데도 주위 사람에게 좋은 사람 소리 듣고 싶으면 일단 재산이 많아야지.
돈 쓰는데 싫어할 사람이 있을라구.
남편은 착하고, 좋은 사람이다.
평판에 신경을 무척 쓰고, 남에게 좋은 사람이라는 소릴 듣기 위해 애 쓴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마음과 달리 억울한 일도 많이 당하고, 작년에는 실컷 일해주고,
막상 초대를 못 받는 일이 생겼다.
겉으로는 태연하게 괜찮다고 했지만 억울한 일 당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나 아닌가.
그 심정 백번 이해가 갔다.
그렇게 차츰 단단해 진다. 물론 나이가 많아서 단단해지니 좀 세월이 아깝긴해도 말이다.
지금이라도 남에게 이용당하는 일을 줄이면 좋지 않겠나 싶다.
남들은 자기 마음과 같지 않다.
이런저런 일을 겪더니 포기한다고 하고는 요즘은 집을 다시 손보고 있다.
사람들은 이기적이라 결국은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쪽으로 결정을 한다.
어쩔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이고, 공정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무한하게 잘 해 주는 사람을 사람들은 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치켜 세우지만,
막상 그 사람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진정으로 그 사람 편에서 옹호할 사람이 없더라.
냉정한 현실이고, 받아들여야 한다.
세월이 그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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