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마당에 나갔다가 어찌나 바람이 세게 부는지
별들이 남쪽으로 다 실려갔습니다.
바람개비가 떨어질까 남편에게 떼어달라 했더니
괜찮다고 걱정말라네요.
벽의 그림은 다 떼었습니다.
춥습니다.
잠깐 나갔는데도 손이 시려워서
강아지들 밥만 주고는 얼른 들어왔지요.
어제는 잠깐 눈발도 날리더군요.
정말 겨울이 오나 봅니다.
며칠 전 시아버지가 전화를 하셔서는
천당에 빨리 가고 싶은데 마음대로 안된다.이러시고,
시어머니는 시아버지 흉을 보시며,내가 먼저 가야할텐데..이러십니다.
연로하신 양반들이라 자식들도 항상 걱정하는데
저는 불충하게 이런 생각을 합니다.
노처녀 시집 안간단 말과, 늙은이가 빨리 죽어야할텐데,장사가 밑지고 판다.
그런 거짓말이 있다는데..
그런 말씀이 진심일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벗어난 사람이 과연 몇이나 있을까요?
젊을 때는 생각도 못하다가
나이가 들면 한 번씩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데
그러다가도 설마 나는?? 하게 됩니다.
친구들 중에 유명을 달리한 이가 몇 있는데
그들 역시 살아 있는 동안은 죽음이 자기를 데리고 갈 줄 몰랐을겁니다.
만약 말입니다.
죽어서 의식이 있다면
정말 괴로울 것입니다.
살아 있을때 느끼던 감정을 그대로 느끼고 있다면,
죽음이 무슨 위안이 될까요..
죽음은
망각이 아닐까,
새벽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하는 단편이 생각나는군요.
지금 다시 책을 펼쳐봅니다.
책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음악을 들을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행복하시죠??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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