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시조는 울림을 동반하는 감동이 있어야 한다. 시조의 감동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첫째는 묘사와 진술의 절묘한 조화에서 비롯된다. 묘사의 생명은 산뜻함에 있고 진술의 포인트는 생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있다. 중요한 것은 둘 다 진부하거나 구태의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특히 시적 대상의 본질을 꿰뚫는 철학적 사유의 진술이 돋보이면 독자들이 감동을 받게 마련이다.
둘째로 시조의 감동은 시상의 극적인 전개와 낯선 표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통념을 깨고 극적 반전을 보여주는 시상의 전개가 이에 해당된다. 낯선 표현은 시적 대상에 대해 의외의 표현을 구사해보거나 거꾸로 보는 연습에서 얻어진다. 아주 효과적인 방법은 내가 시적 대상이 되어보거나, 시적 대상이 내 속으로 들어오는 방법을 자주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테면 '벽'이라는 대상도 내가 '벽'이 되어 서보면 안과 밖이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세계를 거느릴 수 있고, 그래서 그것은 두 세계를 연결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고 더 나아가 '문(門)'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셋째 시조의 감동은 가락의 유연성에서 온다. 시조는 형식에만 맞춰 쓰면 가락이 절로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그러나 이를 잘 운용하지 못하면 오히려 숨이 막히는 딱딱한 것이 되고 만다.
이외에도 삶의 애틋한 단면을 보여주는 서사성 등이 감동을 좌우하기도 한다.
출처 : 읽을뫼소리뫼
글쓴이 : 소리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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