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룩이는 봄날
김정희
생강나무꽃 황사에 찌들어 부옇게 떠 있는 날
머리에 흰 띠 두른 마을 아낙
절룩이며 회관으로 간다.
봄날의 마을회관은 온통 절룩인다
무릎 관절
허리 뼈
발목
손목
삐걱거리는 봄날
냉이도 절룩
쑥도 절룩
씀바귀 절룩이다 쓰러지는,
바람도 절룩절룩
먼지 절룩
기침 절룩
온통 절룩인다
절룩이는 봄날
삐걱대는 뼈들
절룩이며 햇빛이 온다
그 뒤로
오래된 꽃들이
절룩절룩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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