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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다

by 키미~ 2014. 7. 13.

잠들다

 

 

                                 김정희

 

 

 

빗장을 걸고, 죽음의 방문을 여는 시간

밤 열한 시

눈을 감은 채 벽을 더듬다

 

 

노래를 불러 줘

휘파람을 불어 줘

온 종일 내 멱살을 쥐고 흔들던

오랜 나의 형제

비로 얼룩진 벽을 타고

세월을 덮은 거미와 같이

어두운 너에게 내 온 몸을 맡기마

 

 

밤 열한 시의 옆구리에 구멍을 뚫고

어둠을 먹는 거미

걸어서는 갈 수 없는

온전한 나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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