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고리
김정희
누군가 불붙은 긴 끈을 잡고 줄넘기를 하나
어어!
한 쪽 끝이 꿀렁하더니 바다에 불이 붙었다.
불붙은 꼬리가 북극 볼따구 후려치는 꼴 보소.
큼지막한 얼음 위에 처연하게 걸터앉은
저 백색의 곰 면상을 보소.
아스팔트는 꺼지고
산은 무너져
섬에 갇힌 사람들이
두 팔을 벌려 살려주세요 외치는데
오늘도 어른들은 쇼를 하는 중
빙하는 녹고
흰 곰은 죽고
팽귄은 갇혀 뒤뚱거리는데
주머니에 송곳을 찔러넣고
사악한 미소를 감추고 악수를 하는 중
불의 고리에 목줄을 매단 모든 땅들이
꿀렁이며
시뻘건 핏물을 토해내고 있다.
핏물 속에서 검은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바다를 적시고 있다
이제
세계는 영락없이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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