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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 고리

by 키미~ 2016. 4. 17.

불의 고리

 

 

                          김정희

 

 

누군가 불붙은 긴 끈을 잡고 줄넘기를 하나

어어!

한 쪽 끝이 꿀렁하더니 바다에 불이 붙었다.

불붙은 꼬리가 북극 볼따구 후려치는 꼴 보소.

큼지막한 얼음 위에 처연하게 걸터앉은

저 백색의 곰 면상을 보소.

 

아스팔트는 꺼지고

산은 무너져

섬에 갇힌 사람들이

두 팔을 벌려 살려주세요 외치는데

오늘도 어른들은 쇼를 하는 중

빙하는 녹고

흰 곰은 죽고

팽귄은 갇혀 뒤뚱거리는데

주머니에 송곳을 찔러넣고

사악한 미소를 감추고 악수를 하는 중

 

불의 고리에 목줄을 매단 모든 땅들이

꿀렁이며

시뻘건 핏물을 토해내고 있다.

핏물 속에서 검은 눈물이 끊임없이 흘러나와

바다를 적시고 있다

이제

세계는 영락없이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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