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면 아주 오래 전에 좋아했었던 노래를 찾아서 듣게 된다.
예전엔 노래 하나 찾으려면 레코드를 파는 가게에 가서 이런 노래 혹시 아냐고 물어보곤 했었다.
내가 자주 가던 LP가게의 사장님은 클래식을 선호했는데,
가끔 재즈도 권하고, 그래도 음악은 클래식이지 했던 분이다.
우리가 음악을 듣던 시절엔 FM방송이 거의 하루 종일 팝송만 틀어주던 때라,
요즘처럼 라디오에서 사연만 줄기차게 읽고, 게스트 불러 이야기하고,
노래는 고작 몇 곡 들려주지도 않으면 아마 듣지 않았을 것 같다.
일단 너무 시끄럽다.
그때도 어떤 진행자는 꼭 노래가 시작되면 제목을 말해서 녹음을 망치곤 했는데,
가끔 테이프에 목소리가 녹음되어서 다들 질색을 했다.
그러나 어떤 DJ는 정말 녹음하기 좋게 음악을 들려줘서 인기가 좋았다.
사연은 대부분 엽서로 보냈다.
엽서를 모아서 전시회도 했는데, 참 재주가 좋은 사람들이 많았었다.
클래식은 물론이지만 락이나, 팝이나, 헤비메탈이나 듣다보면 음악에 대한 예의가 있다.
음악에 서사가 있고 성의가 있다.
가사에 이야기가 있는 건 물론이고, 멜로디 전체에 기승전결이 있다.
그래서 듣고 나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단순하게 끝나고, 너무 짧으면 어쩐지 아깝다.
뭔가가 부족해서 마음이 상한다.
마음에 상처 받는 일이 많은데, 음악만큼은 그래도 나를 좀 무시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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