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일어나니,
싸늘한 기운이 몸을 움추리게 하는군요.
이제 정말 여름은 끝났습니다.
낮에 햇빛은 쨍쨍해도 바람이 서늘해서
덧옷을 입지 않으면 으슬해지더이다.
어제 마지막으로 남은 고추를 땄습니다.
농사랄 것도 없지만 고춧잎을 따서 데치고,
호박도 썰어서 말립니다.
일전에 썰어 말리던 호박과 고추는 다 버렸습니다.
비가 그렇게 오니 성한 음식도 상할 판이라,
요번에도 걱정했는데
여름빛과 가을빛이 이렇게 다를 줄이야..
뽀얗게 뽀송하니 호박이 잘 마르고 있답니다.
참 신기한 일입니다.
동네에서는 이제 거의 다 추수를 마쳤습니다.
논농사 짓는 노인 부부가 계시는데,
영감님이 아픈 다리를 끌고 지나실 때마다
아직도 농사를 짓고 계시나..싶은 것이 마음이 안 좋습니다.
가을이
길 옆 나무로 부터 오고 있습니다.
나뭇잎이 물들고,
햇살은 빈 들에 내리고,
낡은 그 햇살 너머로,
서투른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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