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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장날

by 키미~ 2009. 4. 2.

 

 

 

오늘은 장날


                                  김 정희

 

 


물 먹은 삼월 눈쯤이야,

젊은 놈 비웃으며

눈삽 찔러 넣다 허리 나갔다고.

한번 간 허리 이리저리 돌려 보아도

오줌 눌 때마다 오금이 저린다고,

침 맞으러 간다면서 펄펄 날아가네.


 

한번 가면 안 오는 게 허리뿐이랴,

젊어서 품은 계집, 버릴 줄 몰라

한 세월 다 보내고 허리까지 주고 왔네.

쌍가마 뒤통수 눈 흘기며, 욕바가지 퍼 붓는

철 늦은 눈 내리는

오늘은 장날.


 

마을버스 뒷자리에 걸터앉아

눈가 주름 감추고 약장수 구경이나 갈거나.

둥둥거리는 북소리에 맞춰 춤이나 덩실 출거나.

눈 내리는 장터 선술집에서

늙은 주모 푸념에 주머니 털어내는

눈송이 벚꽃처럼 휘날리는

설익은 봄,

오늘은 장날.

 

 

 

 

장날이라 장 보러 다녀 왔습니다.

어찌나 바람이 심한지 봄이 왔다는 소식은 들려 오는데

어디쯤 오고 있는지 무지 궁금한 날입니다.

건필하세요.

 

치악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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