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세 시.
김 정희
햇빛이 한 자락씩 바스러지는 오후 세 시.
바스러진 조각들이 떨어진다.
떨어진 조각의 날카로운 칼날에 오후가 가슴을 베인다.
오후가 쓰러진다.
쓰러진 그를 밟고 어둠이 온다.
온 몸이 찢긴 채 십자가에 못 박힌 그 때.
오후 세 시.
사람들의 아우성이 칼처럼 그를 향해 날아간다.
칼은 심장을 파고들어 그의 십자가를 바스러뜨린다.
피를 쏟으며 그가 쓰러진다.
쏟아진 그의 피를 짓밟고 사람들이 웃는다.
오늘이 죽는다.
쓰러진 오늘 위로 어둠은 뱀처럼 다가와
금빛의 참회보다 더 현란한 색깔로 그를 밀어낸다.
한번 쓰러진 오늘은 다시 깨어나지 못한다.
그가 죽는 시간
오후 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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