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악산 성황림
김정희
목단 붉은 잎사귀 한 잎 두 잎 열며,
어스름한 새벽하늘 한 켠 젖히고 해가 뜨는 치악산.
해는 상원사 범종을 울리고 남대봉 소나무에 걸터앉았네.
송화 가루 날리는 산길을 따라 쪽동백 수줍게 인사 하는 숲을 봐.
어수룩한 마음을 상원사 대웅전에 앉혀놓고,
몸은 성황림 고개 넘어가는데
신들이 산다는 성황림 녹슨 철망 들여다보니
신은 안 보이고 까투리 한 마리 새끼들 앞세워 나들이 하는구나.
여름 햇빛 거나하게 취한 그 숲길엔
바람을 모우는 신들의 웃음소리.
세상에 갇힌 내 등 뒤에서
그림자도 비우라 소리칩니다.
원주문협회원, kkamhee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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