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543 주말엔 산책을 하지 않으렵니다. 주말의 산책은 그만 두어야겠습니다. 온 산이 사람들로 가득 차고 자동차로 좁은 산길을 기어코 높은 곳까지 올라가는 사람들 큰 목소리로,불협화음으로,웃고 떠들고, 다람쥐들은 놀라서 숨고, 낙엽은 발소리에 이리저리 쓸리고, 조용하던 산이 소음에 찌들어 안쓰러워 보입니다. 왜 그렇게 자동차로 .. 2008. 10. 18. 그저 과거를 잊으시길 기도합니다. 떠나는 준비를 하고 계신 친정아버지를 뵙고 기력이 쇠하신 모습에 너무 슬펐습니다. 이젠 말씀도 없어지고 그저 바라만 보고 계시니 가슴이 미어집니다. 몇 숟가락 뜨다 만 죽그릇을 내다 놓으며 울었습니다. 제가 제일 가슴 아픈 건 아버지 본인이 지금 자신의 상태를 알고 계시면 어떡하나 하는 겁.. 2008. 10. 13. 늙은 여행 약 이십년만에 유럽에 다시 갔습니다. 그때는 스위스에 있을 때였지만 동유럽은 비자를 내야 할 때여서 못 가고 돌아와야 했는데 요번에 여동생이 휴가를 맞추어 같이 가자고 요청을 해서 훌쩍 떠났다가 왔습니다. 유럽도 덥기는 덥더군요. 그래도 오스트리아 짤쯔부르크에서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더니 뮌헨은 추웠어요. 그 옛날에 뮌헨에서 혼자서 음산한 거리를 거닐면서 전혜린을 추억했던 그 때의 제가 이제는 초로의 반백이 되어 다시 그 거리를 거닐다보니 사람이 나이가 들면 생각도 바뀌고, 취향도 바뀌고, 성격도 변한다더니 꼭 그 말이 맞더군요. 그 때 눈에 들던 젊은이들의 자유로움이나 거리의 풍경들이 이번엔 오래된 성당의 아름다움이나 차창으로 스치는 지붕 이쁜 집들의 마당에 핀 꽃들이 눈에 드니 늙기는 늙은게지요. 열흘.. 2008. 8. 13. 사람 사이의 일이 가장 어려운 것을.. 어제 저녁에 윗동네에 사시는 성당자매님이 전화를 하셨는데 옥수수 필요하지 않으냐고 물어보시네요. 친척들이 다 오셨다 가셔서 면에서 다 사가지고 가셨다고 했더니 어제부터 옥수수 따기 시작했다고 필요하면 말해라 하십니다. 집 앞에도 옥수수밭,조금 위에도 옥수수밭, 올해는 옥수수 농사를 .. 2008. 7. 31. 배 아픈 비 오는 밤에~ 그저께부터 장염에 걸려서 한 사흘 헤메고 나니 세상이 심드렁한 것이 만사가 귀찮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픈 것이 말입지요 좀 강도가 나이 따라 늙어져야 되는거 아닌가요? 아픈 정도가 젊을 때나 똑 같으면 나이가 들어 늙는 이유가 무엇인지요?? 배가 저 위로는 압록강에서 부터 밑으로는 마라도까.. 2008. 7. 23. 하늘 눈치를 보며, 새벽부터 잔뜩 찌푸린 날씨여서 빨래를 마당에 널까말까 하늘 눈치를 보며 널었더니 갑자기 먹구름 몰려와서 후딱 걷었습니다. 곧이어 소나기가 좍 따루더니 다시 개었습니다. 야시비인가요?? 잠자리 날아 다니고, 길 건너 옥수수밭의 옥수수가 아직은 덜 여물어서 밭주인 내외의 마음을 졸입니다. 키.. 2008. 7. 16. 여름일상 햇빛 본 김에 빨래 한바탕 해서 마당에 널고 나니 얼마나 더운지 온 몸이 땀에 젖었네요. 지하수 차가운 물로 뒤집어 쓰고는 잠시 졸고 있습니다. 산 밑이 이렇게 더운데 다른 도시는 완전히 찜통이겠네요. 그저께 시어머니의 친정쪽 식구들 여덟분이 다녀갔습니다. 해마다 여름이 되면 강원도에 산다.. 2008. 7. 6. 내 곁에 있을 때.. 매일 하는 산책이라도 조금만 시간을 놓치면 가기가 싫어서 어디 핑게거리가 없나 하고 게으름 피우게 되는군요. 요즘은 해가 빨리 뜨니 일찍 나선다 하더라도 벌써 어르신들이 논과 밭에 나오셔서 고춧대도 만지고, 논의 물도 보시고, 산책가는 저에게 말도 거십니다. 여름냄새가 나는 새벽바람이 싱.. 2008. 6. 12. 꼭 행복하게 지내실거죠?? 며칠전부터 새벽에도 햇빛이 강렬해서 산책하는 시간이 빨라졌습니다. 왕복 8키로에 약 두시간 정도 걸리니 내려올 땐 여지없이 햇살때문에 찡그리게 되는군요. 모자 써라,썬크림 발라라, 전화만 하시면 성화를 부리시는 우리 친정엄마, 그렇게 딸의 얼굴이 햇빛에 탈까봐 노심초사이십니다. 딸 나이.. 2008. 5. 25. 이전 1 ··· 54 55 56 57 58 59 60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