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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535

백 년이 지나도~ 여동생이 갓바위에 갔다가 국화와 함께 계시는 부처님 사진을 보내왔다. 남편은 어제 김유정문학관에서 초청강연을 하신 김형석교수님과 함께 찍은 사진을 보내왔다. 부처님과 김교수님은 세월로 치자면 엄청난 차이가 있으나 백 년 넘게 너끈하게 살아오신 교수님의 찬란함으로 함께 사진을 올려본다. 방송에 나오셔서 강연을 하신 것을 작년에 봤는데, 그때 강조하시길 102세라 하셨다. 올해도 저리 씩씩하게 잘 다니시니 참으로 기쁘다. 남편 말씀으론 이제 기력이 달려서 부축을 좀 필요로 하신다는데, 그래도 강연 또렷하게 잘 하셨단다. 교수님, 건강하게 잘 지내시길 기원합니다. 2022. 9. 24.
친구 부인상 아침에 친구의 부인상이 초등동창 단체방에 올랐다. 친구는 삼성 라이온스의 원년 멤버인 오대석이다. 우리와 같은 또래인데, 벌써 유명을 달리하다니.. 애통하고 애닲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2. 9. 20.
꽃은 피고, 지고. 세월이 지나도 꽃은 피고, 또 지고.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혈액암으로 투병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쾌유를 빕니다. 2022. 9. 18.
코스야 모스야 코스모스야 오래 전, 여고 시절 때의 일이다. 백일장 심사를 한다고 모여서(3학년이고, 문예반이라 우리는 쓰지 않고 심사만 했다.) 시제가 코스모스와 종이었나.. 나를 제외한 선생님들과 친구들이 1등으로 뽑은 작품이 종이었다. 나는 다른 작품을 보느라 그 작품을 맨 나중에 보았다.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며칠 전에 내가 학원이란 학생잡지에서 봤던 시랑 똑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국어선생님이자 담임이셨던 선생님 깜짝 놀라시고, 이럴 수가 있냐고 어떻게 고등학교 학생이 남의 시를 제 것인양 베낄 수가 있냐고 분개하셨다. 우리는 다들 그때 나름 글을 쓴다고 나대던 애들이라 모든 잡지는 섭렵하던 시기였다. 자세하게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김광균의 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를 닮았던 시였다. 지금은 산.. 2022. 9. 15.
추석 보름달 구름이 완전히 걷히지 않아 사진이 흐리다. 100년 만의 가장 둥근 달이랬는데, 맑지 않아 유감이다. 그래도 한밤중에 나가 한참 쳐다봤다. 구름 사이로 달이 둥그렇게 떠올라 가을 밤을 물들인다. 귀뚜라미도 운다. 가을이다. 2022. 9. 11.
백로 백로다. 흰 이슬이 내린다는 백로니 이때쯤 나락이 여물어야 작황이 좋은데, 그렇게 태풍이 몰아쳤으니 걱정이다. 다행히 어제 오늘 날씨가 좋았다. 오늘은 전통시장에 가서 몇 가지를 사고, 건고추도 샀다. 방앗간에 가서 빻았는데, 색깔이 그런대로 괜찮았다. 해마다 건고추 때문에 걱정이었는데, 작년엔 영양에서 시켰었고, 올해는 전통시장에서 샀다. 믿고 보자. 아이 셋을 입양하고 농사 짓는 할머니를 못 믿으면 누굴 믿겠나. 행복한 웃음이 좋은 할머니다. 백로라는 졸시를 올린다. 추석 잘들 보내세요~!! 백로(白露)/김정희 순남네 들어보소 어제 땡빛 마빡 까지게 내려 쬐던 한 낮에 우리 서방 고추밭에 갔다가 밭둑에 돌아서서 한 줄기 시원하게 깔기고 있었는데 순남네 지나다가 하따 그 고추 실하기도 허이 해땀써? 우.. 2022. 9. 8.
비가 쏟아지는 밤에 태풍이 밤을 기웃거리다. 온갖 분노를 가득 담더니 쏟아내는구나. 그만 해. 그쯤해도 다 알아. 그렇게 퍼붓지 않아도 다 알아 듣는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걸 꼭 봐야 해? 그러지 마. 제발 그러지 마라. 2022. 9. 5.
가을 시작 금요일엔 전공수업이 있어 학교에 간다. 어제는 첫 차를 타기 위해 일찍 나섰다. 두 번째 버스는 시간이 어중간해서 7시 50분 첫 차를 타야한다. 우리 마을에 들어오는 버스는 하루에 5번인데, 막차가 시내에서 5시 40분이다. 몇 정거장 걸어가서 타려고 아침 공기 맞으며 걷고 있는데 같은 마을에 어머니가 계시는 지도교수님 차가 지나다 멈춘다. 어제 시골에 들어왔다고 하시네. 학교에 도착해서 시간이 있어 커피를 함께 마셨다. 나무는 아직 푸르다. 그런데 햇살이 따갑지가 않고 조금 바랜 느낌이 든다. 학생들도 여기저기 앉아 커피를 마시고, 바람이 서성거린다. 갑자기 대학때로 돌아간 것처럼 확 기분이 좋아졌다. 나보다 훨씬 젊은 지도교수님도 참 좋다고 하시네. 다음 금요일도 시간이 맞으면, 하다가 날짜를 보니.. 2022. 9. 3.
팔월이여 안녕 모처럼 햇빛이 찬란하다. 여주를 따서 썰어서 옥상에 널었다. 어제 것은 완전히 잘 말랐고, 오늘은 약간 덜 말랐는데 오후에 비 소식이 있다고 해서 거뒀다. 처서가 지나자 꼬들하게 마르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아무리 여름 햇빛이 좋아도 처서 전에는 호박이나, 여주는 초파리가 꼬이고, 곰팡이가 생긴다. 그런데 엊그제 처서가 지나고는 햇빛이 강렬해도 땀이 나지 않는다. 이제부터 가을이 시작되는 것이다. 팔월도 마지막 즈음이다. 다시 오지 않을 2022년 팔월, 지독하게 더웠던 이 여름이다. 팔월이여 안녕. 2022. 8.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