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542 입춘대길 우수(雨水)/김정희 사흘 밤낮 내린 눈(雪) 죽령에 자리 잡고 소백산 절 마당엔 노루가 내려왔다 눈이야 봄이 오면 떠난다지만 동자승 푸성귀에 마음 들인 노루는 절집이 지 집인 양 눌러 앉았다 대처에 두고 온 연못을 못 비우고 새벽 예불 시간이면 조불거리던 공양주보살 고드름 햇살에 녹진한 봉당에 앉아 동자승과 노루가 망울진 산수유 헤집는 꼴을 보더니 산속의 봄은 삭신이 쑤신다고 절집에 꽃 피면 눈물바람 난다고 남은 세월 구겨 넣은 바랑을 집어 들고 눈꽃이 사태 난 죽령 바라보며 일주문 기둥 등지고 한참을 서 있더라 입춘이라 지도교수님이 좋은 글귀를 보내주셨다. 봄은 좋아라, 봄은 좋아라, 꽃이 좋아라 더 이상 시를 쓰지도 못하고, 옛날 시만 꺼내는구나. 글을 쓰지 못하는 작가는 없다. 왜 그리 이리저리 휩.. 2023. 2. 4. 카타리, Jonas Kaufmann과 Giusuppe di Stefano 국민학교 때 AFKN을 자주 시청했는데 그 때 본 쇼 중에 잉글버트 험버팅크 쇼가 있었다. 그의 노래는 꽤 알려진 노래가 많아서 빽판으로도 많이 샀다. Walk Away, Music played, 베르사이유의 자전거 타기 등은 지금도 자주 듣는다. 그러다가 중학교 때 처음 베에토벤의 5번 운명과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이 있는 LP를 사면서 클래식에 빠졌다. 지휘자가 되겠다는 막연한 꿈을 가지고, 닥치는대로 클래식을 듣고, 나름 좋은 스피커도 샀었다. 세월은 흐르고, 새로이 접하는 노래는 금방 잊어도, 예전의 음악들은 아직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참 이상도 하지. 무정한 마음은 카타리란 제목으로 더 알려져 있다. 요나스 카우프만은 파바로티를 이을 테너라고 하네. 목소리는 청량하구나. 격정적인 파바로티는 아.. 2023. 1. 30. 영월 섶다리, 강릉일출 해가 저물면 먼 곳에서 돌아오는 섶다리 위로, 눈이 내리고 함박눈이 쌓이고 눈이 쌓이지 못하는 바다에서는 태양이 떠오른다. 남편은 강릉에 가고, 나는 종일 컴퓨터와 씨름하고 있다. 성적에 불만인 친구가 전화를 해서는 불가한 이유를 알려주니 아무 말 못하고 그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한다. 이 친구야. 그 성적도 내가 잘 준거야. 해는 저물고, 아이들은 자라고, 나는 나이가 들었다. 만 나이로 된다고 달라질 건 무어람. 그래봤자 환갑 진갑 다 지난걸. 한 두살 적어진다고 주름이 펴지랴, 늘어진 볼 살이 당기랴. 늙으면 아무 소용이 없더라. 그저 애닲더라. 2022. 12. 30. Merry Christmas~~~~~~!!! 다음 학기에 새로 강의하게 된 과목에 대해 자료 정리중이다. 새로운 과목은 긴장하게 되고, 늘 하던 과목은 태만하게 된다. 내년엔 모든 과목에 대한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계획이다.성탄 미사를 드리고 왔다.모두들 메리 크리스마스 하시고, 해피 뉴 이어하세요~~~!! 2022. 12. 25. 눈 오는 날, 아버지 기일 친정아버지 기일이다. 오랜 병원생활을 하시고 편안하게 가셨다. 잘 계시죠? 쓸쓸하고 고요한 날, 아버지 그리다. 2022. 12. 13. 선물 멀리 캐나다에서 헬렌님이 선물을 보내셨다. 깜찍한 카드와 함께 손수 뜬 머플러다. 감사합니다. 이뻐서 어깨에 얼른 둘러봤습니다. 고맙습니다. 헬렌님 Happ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2022. 12. 9. 인생은 보강이 없다 대체휴일이 월요일에 계속 있어서 보강을 이번 주 내내 해야 했다. 쉬었기 때문에 보충수업을 해야한다. 내일 금요일까지 하고 나면 다음 주가 기말시험이다. 비대면시험을 은근히 기대하고 있던 학생들은 대면시험이라고 하자 실망하는 눈치다. 공부를 열심히 한 친구들은 대면시험을 원했다. 월요일 밤부터 아침까지 눈이 많이 내려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오후에는 그쳤다. 그저께 초등학교 동창의 부고가 왔다. 아들이 아버지 휴대폰에 있는 전화번호 전부에게 보냈다. 한 달 전에 심장 스탠실 수술을 하고 괜찮았는데, 다시 안 좋아져서 삼일 전 입원했다가 코마 상태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친구들이 단체 톡방에 애닲다는 글을 많이 올려놓았다. 끝이구나... 한 번 가면 끝이다. 인생은 보강이 없다. 여분이 없다. 그래서 슬프.. 2022. 12. 8. 소박한 등불 12월 첫째날이다. 항상 12월이 시작되면 트리를 점등한다. 어두운 길의 작은 길잡이가 되길 바라면서 불을 켰다. 평화가 모두에게 함께 하길 기원합니다. 2022. 12. 1. 강릉항 구름엽서, 최승관 시조집 남편의 두번 째 시조집이다. 사진과 함께 강원도의 명소를 시조로 읊었다. 오늘 생일인데, 출간한 시조집이 와서 더 좋은 날이다. 남편은 이제 시조집 2권(출근길은 2쇄를 찍었다.), 동화 2권(고라니 소년, 치악산 송골매)을 낸 중견작가가 되었다. 열심히 하는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 2022. 11. 24. 이전 1 ··· 6 7 8 9 10 11 12 ··· 6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