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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535

MRI 통 속은 진짜 시끄럽더라 상사화가 피었다. 고양이들이 지나다니면서 줄기를 다 꺾어서 올해는 못보나 했는데 장하게 피었다. 줄기를 못보고 피고 꽃이 피면 줄기는 죽고 그래서 무릇이라고도 하는데 상사화라고도 부른다. 월요일 저녁에 MRI를 찍었다. 오래전에 허리 때문에 한 번 했었던 것 같은데 세상에 그렇게 시끄러운 통 속은 처음이었다. 귀마개를 줘서 왜 그러냐 했더니 고문을 그렇게 하면 아마도 다 불겠더라. 언제 끝날까 싶은 고통이었다. 기계실담당분에게 무엇보다 소리가 덜 시끄러운 기계를 발명해야 되지 않겠냐고 했더니 비싸고 시끄러운 것이 이 기계의 큰 문제점이라고 하시네. 자기들도 테스트를 위해서 점검하는데 다들 청력이 많이 안 좋다고 한다. 왜 안 그렇겠나 싶다. 멀쩡한 사람도 그런 기계에 몇 번 들어갔다 나오면 정신이 온전하.. 2023. 8. 16.
조롱박과 포도 수세미를 열 포기 넘게 심었는데 추워서 얼어 죽고, 가물어서 죽고, 마침내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죽었다. 뒷켠에 있는 수세미가 한 포기 살아서 그나마 꽃은 피었는데 열매를 맺질 않는다. 긴 장마 끝에 오이도 다 녹고, 방울토마토도 시원찮다. 올해 수세미는 좀 어렵겠다. 해마다 수세미를 말려서 설거지할 때 사용하는데, 작년에 말린 거 두 개가 있으니 그걸로 써야겠다. 남편이 종묘상에 갔다가 조롱박이 있더라며 두 포기 사왔는데 그게 잘 자랐다. 채소 값이 비싼 이유는 긴 장마 탓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기후가 아열대기후로 변해가고 있다. 나사에서 이제 지구 온난화가 아니고 지구 보일러시대라고 한다. 이렇게 뜨거우면 진짜 힘든 시기가 오는거다. 조롱박은 꽃도 참 청아하니 이쁘다. 하얀 꽃이 아침에 피는데 .. 2023. 8. 8.
결국 어깨 MRI 검사 예약 팔이 계속 아파서 물리치료도 소용이 없고, 결국 세브란스에 검사 예약을 했다. 예약환자가 너무 많아서 14일 오후 8시에 겨우 예약을 잡았다. 비급여라 금액도 무지 비싼데 환자는 또 엄청나구나. 다니던 정형외과에서 작년 3월에 스테로이드주사를 맞고 괜찮았는데, 그때도 물론 인대가 찢어지긴 했지만, 초음파를 했더니 큰병원으로 가서 정밀검사를 받는게 낫겠다고 하신다. 수술을 하게 되면 6주는 팔을 움직이지 못한다는데.. 학기가 곧 시작되니 천상 겨울방학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예약에 결과 보는 것도 겨우 8월 말에나 가능하니.. 조심 또 조심하는 수밖에 없겠다. 오른쪽 팔로는 될 수 있으면 뭘 들지 말 것. 2023. 8. 3.
세비야 성당과 콜럼버스 콜럼버스가 스페인에게 무시당하며 쓸쓸하게 노년을 마감하고, 자신은 죽어서도 스페인땅에 묻히기 싫다고 했지만 땅이 아닌 공중에 띄운 관에 안장되었다는 사실을 알 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땅은 아니라는 스페인의 주장. 카스티야, 레온, 아라곤, 나바라의 왕이 관을 메고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세비야 성당 유럽에 관광객이 넘쳐나 관광세를 내게 하고, 입국 조건을 까다롭게 하기로 했단다. 코로나가 끝나고 휴양도시에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의외로 유명관광지에 몰리는 바람에 자국민들의 불편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어제 여동생이 동탄에서 친구를 만나고 왔는데 신도시의 모습이 거대하더라고 구도시는 상대적으로 큰일이라고 걱정을 했다. 차선이 14차선인가?? 되더라면서 사람이 도저히 한 번에는 건널 수가 없겠더란다. .. 2023. 7. 25.
마음이 바쁘네 수업계획표를 작성하고 나니 마음이 바쁘다. 과목마다 자료를 다 업데이트해야 한다. 슬라이드가 점점 늘어나서 내가 봐도 지겨운데 학생들은 더 할거다. 소설 1차 교정이 끝났다고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어제 인쇄를 넘겼다. 재단에서 지원받은 출판이라 8월 까지는 내야한다. 후반기에 또 소설집 한 권이 더 있다. 단편모음집이다. 그것까지 출판하고나면 사실 소설은 그만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써 놓은 소설은 거의 다 책으로 나왔다고 보면 된다. 사실 논문을 쓰기 시작하고는 거의 소설을 못 썼다. 작품을 많이 쓰는 분들이 다른 일을 가지지 않는 이유다. 소설의 유연성이 없어진다. 창의성을 찾아야하는데, 나이가 들어서 힘들다. 나이가 들어서란 말은 하고 싶지 않지만 하는 수 없다. 든 건 든 거야. 2023. 7. 21.
그라나다, 알함브라 궁전 안으로. 스페인에선 사실 구름을 보기가 쉽지 않다. 늘 태양이 빛나는 나라다. 여행 7일 차에 날씨가 흐려지더니 밤중에 비가 내렸다고 한다. 가뭄이 심해서 그라나다로 가는 중 해바라기는 다 말라 비틀어졌더라. 올리브나무들만 무성해서 땡볕에 살이 타 들어갈 것 같았다. 그늘만 들어가면 시원하기는 했다. 알함브라 궁전은 외부에서 보는 것과 내부 풍경은 완연하게 달랐다. 외부 건너편에서 조망할 때는 뭔가 비밀에 쌓인 궁 같은 분위기였다면, 내부의 궁전은 잘 꾸며진 왕의 정원이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절묘한 화합으로 손질이 잘 된 궁전이다. 장미와 사이프러스 나무들이 아름다웠다. 이렇게 잘 손질해서 관광객들에게 보여주고 높은 관람료를 받는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고, 여권과 티켓을 보여줘야 한다. 짐도 검사.. 2023. 7. 13.
스페인 가우디 사그라다 성당 사그라다성가족성당은 아직도 미완성이고, 평화의 문은 착공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지금 있는 문은 탄생의 문과 죽음의 문 두 개다. 우리는 탄생의 문으로 들어가 죽음의 문으로 나왔는데, 평화는 아직 찾지 못했다고나 할까. 수많은 사람들이 일제히 성당의 탑 꼭대기를 바라보는 모습이 경이로우면서도 어쩐지 두려운.. 그 가운데 한 사람 나도 성당 안에서 기도를 드렸다.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주님께서 함께 계시니 여인 중에 복 되시며 태중의 아들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 죄인을 위해 빌어주소서. 아멘. 모든 이에게 은총이 가득하길 빕니다. 2023. 7. 11.
톨레도, 알함브라 궁전 스페인은 예전에 바르셀로나까지만 보고 오랫동안 못 가봤던 곳이라 기대가 컸었다. 포르투칼은 내가 좋아하는 고래란 노래때문에 가보고 싶었고. 여행이 끝나면 빨래와 사진만 남는다더니 그 말이 딱 맞다. 한 마디로 정갈한 여행이었다. 팀원들도 좋았고, 현지에서 합류한 가이드가 좋아서 여행이 깔끔하게 진행되었다. 카톨릭 신자가 아니면 사실 유럽여행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 큰 성당만 세 곳이지, 다 어쨌든 카톨릭이 국교인 나라들이니.. 나는 성당마다 들어가 기도를 드려서 이번 여행이 좋았다. 날씨도 좋았고, 여동생이 내가 총기가 사라졌다고 구박한 걸 빼고는 ㅎㅎ 나도 늙었더라. 유로 환산한 금액에 대한 계산이 느려서 구박받고, 방향 감각이 없어서 구박받고, 늙어서 그런가. 모든 것이 감각이 느려졌더라. 아니면 여.. 2023. 7. 9.
기말 그리고 종강 기말고사가 어제로 끝났다. 오늘 성적처리를 끝내고 내일 제출하면 종강이다. 다음 주엔 여동생과 스페인 포르투칼 여행이 시작된다. 장마가 온다니 오히려 떠나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 남편 혼자 끓여 먹으려면 힘들겠다 싶은데 자기가 알아서 할 테니 너무 걱정마란다. 허기사 나이가 적나. 칠십이 다 되어 가는데, 자기 한 몸이야 건사할 테지. 다음 학기엔 한 과목이 늘어서 거의 매일 학교에 가야 한다. 다른 교수님들은 하루에 수업을 다 하던데, 나는 해 보니 안 되겠더라. 목소리도 갈라지고, 피곤해서 다음 날 아주 곤죽이 된다. 사람마다 다 다르지 뭐. 내년엔 또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 학교가 신입생이 없어 비상이다. 정상화가 되면 좋겠구나. 2023. 6.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