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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얼중얼535

사월하고 일곱째 날 해마다 4월이면 박목월 선생의 사월의 노래와 크리스 데 버그의 사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떠오른다. 사월의 노래는 여고시절 음악시간에 배워서 높은 음이 안 올라가 고생했던 기억과 더불어, 박목월 선생과 악수하며 어줍짢게 시쓰기를 시작했던 기억. 사월의 눈동자를 가진 소녀는 제목이 너무 좋아서 나중엔 멜로디가 좋아서, 더 나중엔 음울한 가사가 아름다워서 좋아했던 곡이다. 정일근 시인의 4월에 걸려온 전화란 시도 4월이면 생각나는 것 중 하나이다. 사월에 걸려온 전화 / 정일근 사춘기 시절 등굣길에서 만나 서로 얼굴 붉히던 고 계집애 예년에 비해 일찍 벚꽃이 피었다고 전화를 했습니다 일찍 핀 벚꽃처럼 저도 일찍 혼자가 되어 우리가 좋아했던 나이쯤 되는 아들아이와 살고 있는, 아내 앞에서도 내 팔짱을 끼며,.. 2022. 4. 7.
오래 산다는 것 며칠 전에 초등학교 동창 친구가 부친상을 치렀다. 코로나의 여파로 며칠씩 마무리가 미뤄진다는데, 다행히도 한 삼일 정도 뒤에 무사히 끝났다. 무슨 날만 되면 황남빵을 보내주는 고마운 남자친구다. 아버님 연세가 103세이셨다. 어쩌다 전화를 하면 반찬투정을 하시고 입맛이 까다로워 친구가 상당히 고생을 한다고. 형제가 넷인데, 막내인 친구가 아버지를 모셨다. 집집마다 여러 사연이 있지만 혼자 지내는 자식이 결국은 부모를 모시게 되더라. 지인들 중에도 독신인 자식이 어머니를 모시거나, 아버지를 모시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형제들이 생각하기에 혼자 사니까 우리보다 편하지 않냐고 생각하는 듯하다. 친구도 이런저런 고생이 많았는데, 이왕 할려면 입 다물고 그냥 좋게 하는 것이 낫다고 몇 번 위로도 했었다. 부모를 .. 2022. 4. 1.
이찬원의 애국가 야구는 좋아한 이력이 아주 오래되었다. 초등학교때 야구부가 생겨서 응원하러 간 이후부터니 50년이 넘었다고 봐야겠다. 고교야구, 프로야구를 거쳐 이승엽선수가 일본에서 활약할 때도 빠지지 않고 봤다. 한때는 원정경기도 다녔는데, 대구 야구장에 가면 앞줄에 죽 앉아서 같이 관람하는 그룹에 속하기도 했다. 어제 밤에 MBN에서 빽투더그라운드란 프로를 봤는데, 우리 시대보다는 조금 늦은 은퇴선수들이 나왔다. 김인식감독이야 익히 알지만 양준혁, 이대형, 김태균, 안경현 이런 선수들은 한참 후배들이다. 우리 때는 지금은 타계한 최동원, 장효조 선수를 비롯하여 김시진, 이만수, 오대석, 정현발, 배대웅, 박노준 이런 선수들이 있었다. 오대석선수는 초등학교 동창이라 동창회를 하면 지금도 만난다. 오랜만에 야구 레전드들.. 2022. 3. 30.
세상으로 나온다는 것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작품상을 받은 코다이다. 아래의 미라클 벨리에는 프랑스 영화로 코다는 이 작품을 리메이크했다. 미라클 벨리에는 2014년 프랑스에서 개봉한 영화로, 부모님과 남동생이 모두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는 폴라의 이야기이다. 코다 역시 청각 장애를 지닌 부모와 오빠가 있는 루비의 이야기이다. 두 소녀 다 노래에 재능이 있다. 시골에서 농축산을 하는 폴라의 부모는 불합리한 정책에 맞서 아버지가 시장에 출마한다. 자신 혼자 집을 떠나기에 온 식구들에게 죄책감을 느끼는 폴라. 코다의 루비는 식구가 어부일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루비가 없이는 어업을 할 수 없다. 배에는 귀가 들리는 관리인이 꼭 한 사람 함께 승선을 해야하는 법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대학입학 오디션을 포기하겠다는 루비... 2022. 3. 30.
이름에 관한 생각 세대를 구분 짓는 여러 요소들이 있다. 신조어, 가요, 옷차림, 사고방식 등. 그러나 그 가운데 내 생각엔 이름도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 같다. 사람의 이름엔 그 사람의 모습이 있다. 또 성별이 있고, 연령도 있다. 수강하는 학생 명단을 보면 세대를 가늠할 수 있다. 이번 학기엔 옥으로 끝나는 이름, 저번 학기엔 순으로 끝나는 이름이 있었다. 두 분다 연세가 많으셨다. 90년대 이후엔 이름이 희, 순, 자, 옥으로 끝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적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 소위 mz 세대들은 이름이 아름답다. 희, 순, 자, 옥으로 끝나는 이름은 80명 수강생 중에 1명도 없다. 비대면 수업이라 이름으로 성별을 구분하기도 용이하지 않다. 이 이름은 남학생이다하고 불렀는데 여학생이 대답을 한다. 또한 여학생.. 2022. 3. 26.
노력과 끈기 보통 인간은 자신보다 나은 인간을 보면 두 가지 정도로 감정이 생기는 것 같다. 하나는 내가 저 인간보다 못한 게 뭐지? 나도 잘 났는데, 저 인간은 나보다 못 생겼고, 못 살고. 분명히 저 인간 누가 뒤를 봐주는 거야. 그래서 내가 바둥바둥 해봐야 소용이 없어. 하면서 포기하는 경우. 다른 한 가지는 어, 저 인간이 나보다 훨씬 능력이 좋은데? 그러면 저 인간과 똑 같은 방향으로는 성공할 수 없겠는데. 난 내가 잘 하는 방향으로 해 봐야겠다. 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찾아내고, 열심히 노력해서 발전하는 경우. 학생들을 대하다보면 학교가 지방에 있고, 소위 말하는 인 서울이 아닌 대학교라 아예 포기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 지방의 대학교조차 학점을 소홀히 하고, 학창시절을 헛되이 보내는 학생이 있는가하면 공부.. 2022. 3. 23.
Good bye, Mr. Alain Delon 아마도 세계 최고의 미남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올해 86세인데, 아들인 앙토니 들롱이 최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 알랭들롱의 안락사를 부탁받았고, 아버지의 뜻에 따를 것이라고 했다. 알랭들롱은 수년 전부터 안락사에 찬성하고 허용되는 스위스의 시민권도 이미 취득한 상태. 두 번째 뇌졸증을 겪고, 전 부인 나탈리가 췌장암 투병 중 안락사를 원했지만 스위스 국적이 아니어서 실패한 것도 요인. 영화 태양은 가득히에서 반항기 가득하고, 음울하면서도, 욕망을 향한 살인을 멈출 수 없었던, 그러나 한편 인간의 고독한 욕망을 여과없이 보여주었던 우리 시대 미남의 대표. 누구나 잘 생긴 사람은 알랭들롱 닮았다고 했으며, 미남의 기준도 그였다. 그가 끊임없이 여배우들과의 스캔들을 뿌렸던 이유도 어쩌면 자신의 생존에 대.. 2022. 3. 20.
삼월의 폭설, 서설 새벽에 창을 열어보니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3월에 한바탕 눈이 내릴지 알았다. 어느 해는 4월에도 눈이 오더라. 물 먹은 눈이라 무게가 엄청나다. 산불 났을 때 좀 이렇게 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오늘 아침 뉴스를 봤는데 산불지역에 고라니 한 마리가 절룩거리면서 뛰어가는 장면이 나왔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살기가 힘들겠다. 회복에 100년을 잡아야한다니, 살아서는 다시 푸른 산을 보기 어려울지니. 비오니, 서설로 세상의 평화를 주소서. 2022. 3. 19.
정말 피 터지게 공부 한번 해 볼걸 오늘 JTBC 방송국에서 톡파원 25시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정말 피 터지게 공부해서 하버드나 MIT 도서관에 한번 앉아라도 봤으면.. 어찌 그리 젊은 시절을 헛되이 보냈더냐. 안타깝도다. 시간은 돌아오지 않고, 후회는 부질 없다. 그래도 다시 태어나고 싶지는 않다. 업장소멸이 소원입니다. 2022. 3.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