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얼중얼542 호랑이 전시회 큰댁의 첫째, 둘째가 인사동에 있는 갤러리에 호랑이 그림 4호를 출품한다. (그림은 위의 그림이 둘째, 아래 그림이 첫째가 그린 것) 남편의 권유로 연결이 되었고, 좋은 기회가 될 거 같다. 50개의 호랑이 그림이 전시될 예정이다. 어떤 식으로든 참가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내년이 호랑이 해. 임인년이다. 모든 것이 잘 해결되고, 평화롭고, 행복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일단 미리 새해 복 담뿍 받으세요~~~~~~!! 2021. 12. 22. 생일 음력으로 오늘이 생일이다. 친정엄마가 계실 땐 생일은 참 잘 챙겨주셨다. 나는 본디 생일, 기념일 이런데 좀 무신경한 편이라 늘 남편 생일에 한꺼번에 했다. 내일은 친정아버지 기일이고. 그래서 남편이 사 온 케잌으로 간단하게 축하를 했다. 겨울에 태어난 아이랍니다. ㅎㅎ 2021. 12. 12. 조심해 초등학교 단톡방에 회장이 올린 국채보상공원 앞 길이다. 대구 살 때는 이런 불야성은 없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시청 앞 광장에 큰 가짜 트리를 세웠을 뿐이다. 아름답고 반짝이는 이 거리에 지친 사람들이 즐거워한다. 그러나 밤에 아름다운 이 반짝이는 전구들을 겨울 내내 감고 있는 나무들이 안쓰럽다. 요즘 너무 많다. 도시마다 축제를 안하는 곳이 없고, 작은 소도시의 거리에도 반짝이가 가득하다. 가로수들 어깨에 온 몸에 전구들을 달고 처연하게 겨울을 밝히고 있다. 언젠가 지구 멸망 다큐멘터리를 하나 봤는데 최후의 승자는 콘크리트 높은 빌딩도 아니고, 영원히 살 것 같이 안달하는 인간도 아니고, 사자, 호랑이 등의 맹수도 아니었다. 그것은 전구를 칭칭 감고 있는 식물이었다. 식물은 지구 최후에도 살아남아 .. 2021. 12. 8. 배론(舟論)성지 다녀오다 성당에 가서 친정부모님, 시부모님 연미사를 날짜에 맞춰 올렸다. 아버지, 시아버지는 겨울, 엄마, 어머님은 여름 이렇게들 가셨다. 배론성지는 계곡이 깊어 배 밑바닥 같다고 붙여진 이름(한자로 주론)인데, 처음 들으면 영어 같기도 하다. 조선의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옹기를 굽고, 화전을 일구던 곳이다. 황사영 신자가 박해를 피해 백서를 쓴 토굴도 있다. 성지에 가면 늘 느끼는 거지만, 대체 얼마나 큰 신앙을 품어서 그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배교하지 않았냐는 것이다. 참으로 신비한 일이다. 오늘 모처럼 배론성지에 가서 십자가의 길에서 기도도 하고, 최양업토마스 신부님의 묘소에 인사도 했다. 지학순 주교와 여러 성직자의 묘소도 있다. 햇살은 눈부시고, 하늘은 파래서 그 아래 인간들의 삶이 따스한 하루.. 2021. 12. 5. 크리스마스 트리 밝히다 12월의 첫날이다. 올해는 남편이 새로운 장식전구를 사 왔다. 전에 쓰던 전구들은 전기를 꽂고 쓰는 방식인데, 십 년 가까이 사용해서 그런지 하나도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새로운 전구는 건전지를 사용하는 종류라 굉장히 편하고 안전하다. 마당에 항상 트리를 설치해서 산촌의 깜깜한 밤을 밝힌다. 혹시 처음 들러 길을 잃으면 작은 위로라도 되소서. 미리 크리스마스입니다~~~~~~~!!! 2021. 12. 1. 눈 덮인 치악산 지난 주 금요일은 무척 추웠다. 첫차를 타려고 집을 나서니 빈들에 안개가 가득했다. 학교 뒷길 낙엽을 밟으며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치악산을 바라보니 킬리만자로의 눈이 보인다. 맨 첫 사진은 은사님이 보내준 치악산 눈 사진. 아마 수업하러 오셨다가 찍으셨나보다. 나도 거의 비슷한 자리에서 찍었는데, 첫 사진에 비해 눈이 많이 녹았다. 겨울이 산 정상에서부터 시작되고 있었다. 저 산 정상에 어슬렁거리던 표범이 있나... 문득 킬리만자로의 눈과 헤밍웨이가 생각나서 중얼거려본다. 2021. 11. 16. 안 먹어도 배 부르다 병원에 다녀 오면서 김장을 해야겠다 생각을 하고, 배추 7포기, 알타리3단, 쪽파 1단을 샀다. 사진의 단풍은 집으로 오는 길에 금대리 영원산성 계곡에서 찍은 단풍들이다. 올해는 치악산 단풍이 많이 곱진 않았다. 저번 주까지 김장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다가, 온 마을 사람들이 밭의 배추를 뽑아 김장 하는 것을 보고 조바심이 나더라. 내가 사는 곳은 추위가 빨리 온다. 10포기 정도는 담가야지, 생각을 했는데, 마트의 배추가 별로 좋지 않았다. (마을에서 배추를 사려면 충분히 살 수 있지만 누구 집을 선택할 지가 고민이라서) 올 배추는 물러서 밭에 버리는 배추가 많다고 한다. 비가 자주 와서 그런지 작황이 별로다. 보통 김장철에는 3포기 묶은 한 망이 9000원 정도 했던 거 같은데 한 포기 4900원에 .. 2021. 11. 4. 가을이 깊은 캠퍼스 금요일엔 전공 수업을 하러 학교에 간다. 4학년이라 수강생이 적어 대면수업이 가능하다. 아침 저녁으로 추워서 코트를 입고 갔는데도 강의실이 추웠다. 손부터 시리더니 곧 몸이 차가워졌다. 난방은 아직 조금 더 있어야 된다고 한다. 학생들 중엔 나처럼 집에서 학교까지 거리가 먼 친구도 있다. 그 친구는 내 수업이 끝나고 다시 집으로 가서 화상수업을 들어야 한단다. 11월 중순쯤 되어 기온이 많이 내려가면 다시 화상수업을 하기로 의논을 했다. 최근의 뉴스에 보니 교수도, 학생도 비대면수업에 점점 적응을 해서 대면수업에 대한 특별한 기대감이 없어지고 있다고 한다. 교수도 적응을 하고, 학생들은 사실 편리한 점도 있겠다. 내 수업에도 가끔 강의 시작하고 얼마 후에 이름을 불러보면 없는 학생도 있다. 대부분 착실하.. 2021. 10. 31. 비 오는 강릉 동쪽으로 가니 비가 온다고, 남편이 사진을 보내왔다. 남편 혼자 강릉 가고, 나는 집에 남았다. 남편도 가끔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마감해야 할 글이 있고, 낚시도 하고 싶은 남자다. 마찬가지로 나도 혼자의 시간이 필요하다. 일단 식사에 신경을 안 써도 되니 마음이 편하다. 보통은 낚시를 해도 다 놓아주는데, 저 고기를 어쩔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손질해서 갖고 온다네. 날씨는 계속 흐리고, 지금 추수할 시기인데, 벼도 누렇게 다 영글었는데.. 가을이 파란 하늘을 잘 보여주질 않고 있다. 마을의 가로수인 벚나무가 원래는 단풍이 참 이쁜 나무들인데 벌레들이 다 갉아먹어서 물들기도 전에 이파리가 시커멓게 변했다. 마당의 단풍도 색깔이 물들기 전에 허옇다. 가을이 동구 밖까지 왔다. 곧 들이닥치겠다. 준비~~.. 2021. 10. 11. 이전 1 ··· 15 16 17 18 19 20 21 ··· 61 다음